왜 소비자는 혁신에 저항하는가? - 현상유지성향
'왜 소비자는 혁신에 저항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 중 현상유지 성향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제가 1990년대 초반 미국 유학 시절에 승용차를 구매했던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 대개 우리나라에서 차를 살 때 어떻게 하시나요? 영업점에 가셔서 사실 차가 선정이 되고 나면 가격 이야기를 하고, 대개 가격은 판매사원이 얼마라고 이야기하면 여러분께서 거기에서 좀 깎은 다음에 가격이 결정되죠. 제가 미국에서 차를 사면서 기대했던 것은 역시 정찰제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갔습니다. 그랬더니 전혀 다르더군요. 제가 이미 한국산 차를 사기로 결정하고 갔기 때문에 차종의 선정은 아주 쉬웠습니다. 그다음 가격 이야기부터 어려워졌는데요. 판매사원은 저에게 가격을 얼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얼마에 살 것인지를 말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잠시 어리둥절했다가 이제 15,000불에 사겠노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판매사원은 가격 결정 권한이 전혀 없습니다. 이분은 건너편 오피스 안에 있는 매니저에게 갑니다. 그래서 물어보고서 저한테 돌아온 다음 “No”라고 합니다. 가격을 좀 더 높이라는 거죠. 그래서 제가 15,200불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다시 오피스 안에 있는 매니저에게로 갑니다. 돌아와서 “No”라고 합니다. 이런 과정이 몇 차례 되풀이되니까 약간 열을 받기 시작합니다. 자기네가 받을 가격을 얼마라고 얘기하면 좋을 텐데, 왜 계속해서 왔다 갔다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을까.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다 보니까 제가 오전 10시에 방문해서 오후 1시가 넘었습니다. 너무 배가 고파요. 나가서 햄버거를 하나 먹고 오겠다고 했더니 못 가게 합니다. 누군가를 보내서 사오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결국 사오지 않더군요. 나가면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을 예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결국 저는 판매업체로부터 loan도 얘기를 해야 됐기 때문에 그로부터 1시간이 더 지나고 나서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문화적 요인이 작용을 했겠지만, 정찰제가 아닌 이렇게 불편한 판매 절차가 아직도 상당 부분 온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상유지 편향은 사람들이 현재 상태에서 변화하는 것을 회피하고자 하는 성향을 말합니다. 경제학자인 새뮤얼슨과 젝하우저가 여기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을 제시하였습니다. 우리가 더 좋은 대안이 없을 때 또는 더 좋은 대안이 있을 때도 현재 상태에 집착하는 것을 현상유지 편향이라고 합니다. 더 좋은 대안이 없을 때는 이해가 가지만 더 좋은 대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상에서 변화하지 않고자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편향, bias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혁신 저항 실험
잭 내치(Jack Knetsch)라는 학자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방법을 보면 참가자들을 세 집단으로 나눕니다. A 집단에게는 머그컵과 스위스 초콜릿 바 중 선택을 하게 합니다. 두 제품의 가치는 비슷합니다. B 집단은 먼저 머그컵을 준 다음 스위스 초콜릿 바와 교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C 집단은 먼저 스위스 초콜릿 바를 준 다음 머그컵과 교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과를 보죠. A 집단의 경우에 머그컵을 선택한 사람들은 56%, 초콜릿 바를 선택한 사람들은 44%입니다. 숫자에 약간 차이가 있지만 통계학적으로 볼 때 유의한 차이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절반은 머그컵을 선택하고, 절반은 초콜릿 바를 선택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이 결과로부터 짐작을 해보자면, B 집단과 C 집단에서 대개 50% 정도의 사람들이 교환을 하지 않았을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놀랍게도 B 집단의 11%만이 교환에 나섰고요. C 집단은 대동소이합니다. 그 결과의 의미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약 90%의 참여자가 처음 받았던 물건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항 실험 결과
사람들은 내 물건을 내놓는 것을 다른 물건을 얻는 것보다 더 크게 느낍니다. 그리고 상실감의 크기는 소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커진다는 것입니다. 이 실험의 경우에 소유 기간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만약 사람들이 이 물건을 하루 이틀, 1주일, 2주일, 1년, 2년 소유한다면 그 상실감이 더욱 커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손실의 회피 정도는 약 2~4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변화가 현상유지에 비해서 그 장점이 또는 이점이 2~4배 정도는 되어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현상유지를 포기하게 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변하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과거부터 해오던 대로 현상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복지부동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어떠한 집단의 사람들이 이런 복지부동 성향을 강하게 보인다. ” 대개 비난할 때 쓰게 말입니다. 그런데 이 실험을 통해서 보면, 복지부동 성향은 사실 우리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평소에 보이는 성향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사람들이 변화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느끼는 손실의 회피 정도를 고려해서 그 사람들의 상실감을 보상해줄 수 있는 정도의 크기를 새로운 변화에 녹여야 합니다. 새로운 변화가 포함하고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기업이론, 소비자, 혁신기업, 기업 전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소비자는 혁신에 저항하는가? - 일관성 유지 욕구 (0) | 2022.06.23 |
---|---|
왜 소비자는 혁신에 저항하는가? - 익숙한 것에 대한 선호 (0) | 2022.06.22 |
소유 효과와 혁신저항과의 관계 (0) | 2022.06.22 |
전망 이론에 대한 이해와 혁신과의 관계 (0) | 2022.06.22 |
Rogers의 혁신이론 해석 (0) | 2022.06.21 |